닉 영
Q. 커 감독이 만약 레이커스 측에서 허락해준다면 하프타임에 모든 선수들이 코비의 영구결번식을 같이 볼 거라고 말했는데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네, 재밌을 것 같네요. 코비는 농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의 한 명이고, 저는 말할 것도 없는 코비의 팬이니까요. 그의 등번호가 하늘 위로 올라가는걸 직접 볼 수 있다면 감동적일 것 같네요.
Q. 영구결번식에 나올 비디오에 당신이 많이 등장할까요?
A. 아마도요.(웃음) 아마 코비가 연습에서 저를 약해 빠진 놈이라고 갈구는 영상이 나온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Q. 코비와 함께 플레이하신 느낌은 어떠셨나요? 또 그와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A. 그와 같이 플레이해서 즐거웠죠. 저는 코트 위에서 트래쉬토킹을 많이 하는데, 코비와 같이 연습하면서 그를 자극해서 열받게 만들고, 서로 소리지르면서 연습을 했었죠.(웃음) 코비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저한테 전화해서 체육관으로 새벽 6시까지 오라고 말했어요. 그리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언제나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했죠.(웃음) 그게 저의 코비에 대한 기억이네요.
Q. 지난 번에 만났을 때, 코비에게 당신의 아디다스 신발에 사인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나요?
A.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코비는 제 아디다스 신발을 받아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습니다. 그게 바로 코비죠. 아시겠어요?(웃음) 사실 저는 그럴 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예전에 제 나이키 신발은 사인 해줬었어요.
Q. 내일은 아디다스 신발에 사인을 해주지 않을까요?
A. 모르겠는데요. 좀 겁나네요. 아마 내일은 보는 눈이 많을테니까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진 않을거고, 아마 관중석으로 던질 것 같네요.(웃음) 근데 내일은 사인같은거 해줄 시간도 없을거에요. 코비라면 영결식 세레머니가 끝나자 마자 집에 가버릴걸요.(웃음)
Q. 코비와 아직 연락하고 지내시나요?
A. 아뇨, 최근엔 연락 해 본적이 없네요, 제가 굳이 연락할 필요가 없거든요.(웃음) 농담이고, 코비는 최근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사람이 과연 은퇴해서 얌전히 지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코비의 선수생활 마지막을 함께 하셨는데, 같이 지내본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A. 저희는 잘 지냈고, 팀 분위기도 좋았어요. 아마 선수생활 말년으로 가면서 코비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고, 리더가 되는 것에 적응하기 위해 변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와 함께 지내면서, 대체 왜 코비랑 같은팀에서 못 뛰겠다는 사람이 생기는건지 의아해 했었죠. 어쨌든 저는 LA에서 자랐고, 학창시절에 항상 등번호 8번 저지를 입을 만큼 그의 팬이었기 때문에, 그와 함께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케빈 듀란트
Q.내일 코비의 영구결번식이 진행될 예정인데요. 혹시 코비와 플레이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음...네, 루키 시즌에 코비와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나네요. 코비는 그 때 야투를 44번 던졌고, 게임 위닝샷을 비롯해서 48득점을 올렸었죠. 사실 그 전에 제가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어요. 경기는 동점이었고, NBA에서 제 첫 클러치 상황이었죠. 제가 인바운드 패스를 받으러 가는 도중에 코비가 저를 계속 붙잡고 늘어졌었는데, 그건 누가 봐도 파울이었죠. 근데 심판이 그냥 코비를 한번 슥 쳐다보고, 한 번 더 쳐다보더니 그냥 파울을 불지 않더라구요.(웃음) 저는 그 때 코비가 되면 저런 것도 할 수 있구나, 나도 저 레벨에 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웃음)
Q. 이제는 당신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
A. 물론입니다.(웃음) 저도 요즘은 그런 파울을 하고서 그냥 넘어갈 때가 있죠. 이건 딱히 불공정한 판정이라기 보다는, 심판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죠. 자신이 몇 년동안 수 없이 지켜봐서 익숙해진 선수와 건방진 루키간의 신경전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판정이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일을 당해서 억울해 하는 루키가 있다면, 몇 년만 더 기다리라고 말해 주고 싶네요.
Q. 그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선수인가요? 코비가 그립진 않으신가요?
A. 아뇨, 그와 상대하는 게 그립진 않네요.(웃음) 제가 그리운 것은 그가 코트 위로 가져오는 격렬함 같은 것이죠. 코비의 존재만으로도 선수, 코칭스태프를 가릴 것 없이 코트 위에 있는 모두의 경쟁심이 더 올라가거든요. 코비를 상대했던 플레이오프가 기억나네요. 저는 이미 그 전에 레이커스에게 1라운드 패배를 당했었는데, 그 때 모두가 힘을 합쳐서 레이커스를 물리쳤죠. 물론 코비는 반지를 5개나 가지고 있지만, 저는 코비를 플레이오프에서 이겨본 몇 안되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항상 선배 선수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코비에게는 어떤 것들을 배우셨나요?
A. 코비의 은퇴 시즌에, OKC에서 그와 함께 저녁을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그와 많은 대화를 했고, 농구 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 비즈니스에 대해서, 농구라는 스포츠를 대표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죠. 그는 은퇴한 후에도 스폰지처럼 배운 것들을 빨아들이고, 계속 발전해 나가는 사람입니다. 저도 그처럼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항상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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